태양 숭배 독일인들의
Schadenfreude
독일어에만 존재하는 독일어 고유 표현이 몇몇개가 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잘 알려진 것은 Schadenfreude로 적어도 영어, 한국어, 스페인어에는 없는 표현이다. 뜻은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으로, 우리 나라 말의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와 비슷한 표현이겠다. 참고로,
Schadenfreude를 영어 사전에 치면 Schadenfreude라는 결과물이 나온다.
물론, 꼭 그 단어가 있어야만, 화자들이
단어가 가리키는 사물, 현상, 느낌을 가진다는 것은 아니다. 남 잘되는 꼴 못보는 사람들로 따지면 한국 사람들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테니까. 그래도 언어는 마음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독일에 살아본 결과 왜 독일인들은 이 감정을 가리키는 고유 단어를 쓰게 됐는지 이해가 간다. 이건 단순히 나의 추측에 기반한 비과학적, 비학문적 무시해도 좋을
만한 잡설에 불과하다.
“유럽
중부 지방에 예로부터 햇빛을 못받아서 눈도 파래지고, 머리도 노래지고,
피부는 허여멀건한 독일인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1년에
단 5개월 나오는 해를 보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했다. 해가
나오면 바퀴벌레처럼 뛰쳐나와 해바라기처럼 해만 바라보고 살았다. 햇님도 Schadenfreude를 느끼셨는지, 허여멀건한 사람들이 자신을 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기 싫었다. 결국 햇님은 일부러 사람들이 일하는 주중에 출몰하셔서,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보고, 주말에는 숨어버리고 비를 내리셔서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을 느끼셨다. 주중에는 햇님이 나와도 사무실에
갇혀 일하는 직장인들이 고소했던 것이다. 이를 가리켜 독일인들은
schadenfreunde라는 말을 만들게 되었다”
주 내내 좋다가 토요일부터 비가 온다. |
남미, 유럽, 아시아를
통틀어 전 세계 20여개국 넘게 여행한 결과 날씨는 참으로 그 지역 사람들의 성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독일에서는 10월부터 4월까지 6개월 동안 거의 두터운 구름으로 인해 해를 자주 볼 수
없다. 2013년 겨울 동안 베를린 지역 전체 일조량은 채 100시간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날씨에서 살아보지 않고는 정말 회색 잿빛하늘을 바라보는 고통을 알지 못한다. 실제로, 겨울에 우울증, 자살
등 정신 질환이 증가한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해가 언제 나오는지 1시간마다 예보되며, 해만 나왔다 하면 사람들이 모두 강가나 공원으로 나와 햇빛을 쬔다.그냥 길가던 사람들이 속옷만 입고 잔디밭에 누워 해를 쬐는 모습도 비일비재하다.
해를 받을 수 있는 강가 편에는 바퀴벌레처럼 사람이 득실댄다. |
이렇게 6개월 동안 잿빛 하늘만 바라보며, 인간이 되기 위해 마늘과 쑥만 먹는 기다림으로 해를 기다렸건 만, 드디어
나온 해는 곰살 궂게도 주중에만 활동하시고, 주말마다 비가 내리고, 먹구름이
낀다. 이러니 독일 사람들의 마음이 넓어질 수 있겠는가?! 나도
못 즐기는 해, 남도 못즐겨라! 이런 놀부 심성이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은 당연히 독일 사람들이 놀부 심성이 있다는 것도 아니고, schadenfreude가
독일만의 현상이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독일 날씨의 짓궂음에
내가 놀부 심성이 생겨 이 글을 쓴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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