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난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출근했고, 오늘부터 출산 전후 휴가에
들어갔다. 독일에서는 출산 예정일 6주부터 출산 전후 휴가가
시작된다. (여성 근로자가 원할 경우, 출산 전에는 근로가
가능하다 – 대부분의 여성이 당연히 6주 전에 휴가에 들어간다.) 출산 휴가 기념으로, 독일, 한국의
출산 전후 휴가 및 육아 휴직 제도를 비교해보고자 한다.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독일 역시 유럽 내에서 가임 여성 1인당 최저 출산률 (1.3)을 기록했으며, 급속한 고령화 및 저출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독일 정부에서 출산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복지 정책을 확충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독일 출산률은 프랑스나 북유럽에 비하면 낮기 그지 없다. 일각에서는 단순 출산 지원 정책이 아닌 육아, 근로 병행 지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월급의 40%를 세금으로 내는 독일이니 만큼, 당연히 복지 수준이 한국보다 좋을 수 밖에 없다. (무조건적으로
독일을 낭만적 복지 국가로 그리긴 싫다.) 게다가, 한국도
요새 많이 나아져서, 임신했다고 잘리거나, 불이익을 받는
일도 많이 줄어든 듯 하다. (대기업에만 적용되는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독일 회사에 다니면서 임신,
출산을 경험해보니, 한국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스팅을
하게 됐다. 아래처럼 무미건조하게 표로 정리해놓으니, 내가
느꼈던 감동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것 같다.
우선, 나의 경우, 직원 200명 이하의 생긴지 2년 갓 넘은 스타트업에 다니는 1년 계약직 비정규직이다. 이러던 중, 계획치 않게 아기가 생겨서, 한국처럼 권고 사직을 당하거나, 건강이 나빠져서 퇴직을 해야하면 어떻게 하나, 기쁨도 기쁨이지만, 생계에 대한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걱정은 잠시, 독일 임산부 보호 제도의 촘촘함과 배려의 오히려 감동과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우선, 임신한 순간부터 육아 휴직이 끝나는 기간까지 임산부 해고 보호
장치가 작동해, 내가 비리를 저지르거나, 회사를 말아먹지
않는 한은 해고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임신 초기와 후기에
입덧과 몸살 기운으로 힘들었을 때, 마음 놓고 유급 병가를 쓸 수 있었다. (임산부나 비임산부나, 모든 근로자는 6주까지 100% 유급 휴가를 쓸 수 있다.) 임산부나, 비임산부나 근무 시간도 유연해서, 병원 검진으로 반차쓰는 일은 당연히 없었고, 오히려 병원 검진이나, 임산부 마사지를 받는 날이면 그냥 병가를 쓰거나, 재택 근무를 하기도
했다.
임산부의 경우, 유급 병가에 있어서 더욱더 자유로운데, 임산부가 아프거나, 혹은 태아, 임산부에게
해로운 작업 환경에 놓일 경우, 근무 금지령이 내려지고, 이
경우, 임신 기간 내내 100%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있다. 육체 노동이나, 화학 공장 근무 등이 이의 예이다. 주변 친구들의 경우를 보자면, 주
20시간 아르바이트 하던 친구가 임신 5개월에 하혈한 이후, 나머지 5개월 내내 유급 휴가를 받고, 출산 이후 육아휴직에 출산 휴가까지 받았다. 회사 동료의 경우, 임신 초기부터 쓴 병가로 3달은 회사에 나오지 않았고, (물론, 나도 총 3주
정도 병가를 썼다), 이에 대해 잔소리하거나, 임산부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핀잔은 단 한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더구나, 나의 경우, 천사같은
COO 덕분에, 출산 휴가 이후, 회사에 복직하라고 계약을 연장해주기까지 하였다. 단, 스타텁이라, 육아 휴직은 1년만
쓰고 돌아오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나의 천사같은 COO는
돌아올 때, 단축 근무, 홈 오피스 등 육아에 부담없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선택하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독일와서 차디차고, 재미없는 사람들과, 감자랑 소세지밖에 없는 삭막한 음식 문화, 우울증을 부르는 날씨에
힘들었는데, 임신하고 나서 처음으로 독일이 이래서 살기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
|
독일
|
|
출산 전후 휴가(Mutterschutz)
|
목적: 출산 전후 여성, 태아의 건강 보호
목적
출산 전후 각각 45일
예정일보다 늦은 출산일 경우 휴가 기간 연장
최초 60일 100% 통상 임금
나머지 30일 최대 135만원
피고용인에게만 지급
|
목적: 출산 전후 여성, 태아의 건강 보호
목적
출산 전 6주 및 출산 후 8주
미숙아, 장애아, 이른 출산, 늦은 출산의 경우, 휴가 기간 연장
100% 통상 임금 지급
학생, 무직자에게도 하루 최대 13유로씩
지급
|
육아휴직 (Elternzeit)
|
목적: 근로자의 육아부담 해소,근로자의 생활안정 및 고용안정을 도모, 기업의 숙련인력 확보
부모 구분 없이 최대 1년
부모 동시 육아휴직 신청시 거부 가능
최초 50만원- 최대 100만원 (통상 임금
40%), 직장 복귀 6개월 후 15% 지급
피고용인에게만 지급
|
목적: 경제적 부담없이 육아에 전념토록 지원 및 추후 고용 보장
부모 구분 없이 최대 3년
부모 동시 육아 휴직 신청 가능
부모 합해서 총 14개월 육아휴직 수당 지급
육아 휴직 시점에서 지난 12개월 평균 세전 월급의
65% 지급 (최대 1800Eur)
(Negative income tax 적용: 예)월 400Eur minijob의 경우, 97%까지 지급)
무직자, 학생은 매월 300Eur 육아휴직
수당
|
해고절대 금지 기간
|
출산 전후 휴가 90일
|
여성: 피고용자가 임신 사실을 회사에 통보한 날부터 육아 휴직 끝나는 기간까지 (단, 사업장 규모 피고용인
10인 이상)
남성: 육아휴직 시작 시점의 7주 이전부터
육아 휴직 끝나는 기간까지
|
단축 근무 및 병가
|
초과 근무 금지
임신 12주 이내, 36주 이상은 하루 6시간 근무(임금 삭감 금지)
임산부 정기 검진 유급 태아 정기 검진 시간 보장
임산부 병가 없음
|
초과 근무 금지
의사 소견서에 따라 단축 근무 가능
임산부 뿐만 아니라, 피고용자 모두 반차 없이 병원 방문 가능
임산부 뿐만 아니라, 피고용자 모두 3년에
근로일수 6주까지 유급 병가 사용 가능 (6주 이상일
경우, 78주까지 세전 월급의 70% 지원)
비정규직, 정규직, 아르바이트 생 모두
병가, 단축 근무 가능
|
혹시 출산축하금 같은 제도는 없나요? 한국이 요즘 저출산 때문에 심각한 위기에 처했거든요..ㅠㅠ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