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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17일 토요일

서평- In den Gangs von Neukoelln



In den Gangs von Neukölln

독일의 수도, 베를린. 구 동독 지역이었기에, 유럽의 경제 중심 국가 수도라는 명색이 무안할 정도로 실업률도 높고, 가난하다. 하지만, 터키 아랍 출신 이민자부터 유럽 제일 힙스터 도시의 바이브를 느끼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까지, multi kulti에서만큼은 베를린은 단연코 1등이다

베를린에서 동남부 지역인 Neukoelln kreuzberg는 원래 터키 출신 Gastarbeiter (외국인 근로자 단치 초청 제도) 90년대 중동에서 건너온 난민들의 주거지로 지금은  이국정 정취를 풍기는 작은 골목들을 메운 작은 바, 카페, 레스토랑로 베를린의 떠오르는 유흥, 문화 중심지이다. 하지만, 동시에 독일 적응에 실패한 골칫 덩어리 이민자들, 이민자로 인한 높은 범죄율, 명예 살인이 이루어지고 일부다처제 결혼이 횡행하는 소위 평행 사회(독일에 동화되지 못한 채, 본국의 문화 속에서 단절되어 살아가는 사회, pararell gesellschaft)로 통하기도 한다

실제로, Neukoellen의 재범죄자 숫자는 베를린 지역구 1위이며, 그 중 49%는 아랍 출신 이민자 출신이다. (전체 인구 중 41%가 모든 국적 출신 외국인) 보수 정치인들은 이 원인을 남성 중심적, 폭력적 무슬림 문화에서 찾는 반면, 진보 정치인들은 실업, 빈곤, 특히 독일의 잘못된 동화 정책을 그 원인으로 본다

여기서 잘못된 동화 정책이라 함은, 전쟁 이후 부족한 저임금 일자리를 일시적으로 채우기 위한 외국인 근로 초청 제도(Gastarbeiter)와 엄격한 독일 국적법으로 인해 독일 국적을 갖지 못한 이민자 2세가 그 대표적 예이다. 두 제도 모두, 독일의 이민자들은 잠시 독일에 머물다 언젠가는 본국으로 돌아갈 일시적 거주민 정도로 여겼으며, 이에 Gastarbeiter의 경우에는 정부 차원의 동화 지원 정책이 전무했다. (여기서 실수를 깨달은 독일 정부는 현재 시리아 출신 난민에게 신속한 독일 문화 언어 코스를 지원하고, 난민 신청자에게도 노동 허가를 부여했다. 실제로 난민 신청자 10명 중 7명이 노동을 하고 있다

Gast arbeiter의 비독일 국적 가족 및 난민 승인을 받지 못한 장기 난민 신청자의 경우, 자영업이나 거주지 변경에서 제한을 받기에, 이것이 이민자들의 사회 적응의 실패 원인의 하나로 지목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난민 신청자의 경우, 이 전까지 노동 허가가 나오지 않아, 사회 보조금만으로 살아야 했으며, 타 도시로의 이사 및 여행까지 금지됏었다

드디어 책 소개를 하자면, 이 책은 통계와 법규, 사회적 분석을 통해 본 이민자의 독일 사회 적응 실패라는 건조한 문구를 넘어, 팔레스타인 난민 출신 범죄자 청소년의 인생 경험을 다뤘다. 독일 저자는 이 청소년을 비난하거나, 변호하려는 의도 없이 담담하게, 이 청소년 (Yehya)과의 인터뷰와 일대기를 다큐멘터리로 담았다. 그리고 저자는 Yehya의 이야기가 단순한 한 청소년의 이야기가 아닌, Neukoelln에 살고 있는 10대 문제아 청소년의 이야기이며, 이 문제 역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독일 사회의 문제라고 말한다.책의 저자는 현실적으로 추방이 어려운 경우라면 신속하게 시민권을 주고,신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Yehya의 부모님은 팔레스타인 난민 출신으로, Yehya는 레바논 난민 캠프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생후 25일 경, 어머니와 함께 시리아를 통해 독일에 입국하고, 난민 인정 절차를 신청, Asylum seeker로 살아간다

이 후, 지나치게 오리 걸린 난민 자격 심사로 인해, Yehya의 가족의 삶은 점점 피폐해져만 간다. Y노동 허가가 없는 Yehya의 아버지는 언제나 움츠린, 무능력한 가장이었고, 꽃 가게를 열어보지만, 불법 노동으로 간주되어, 있던 돈 마저 모두 날리게 된다. 어머니는 집 근처에 경찰차가 올 때마다 추방당하는 것은 아닌지 지레 겁을 먹고, 집 안에 모든 불과 TV를 끄고, 아이들과 함께 커튼 뒤에 숨어 있었다. 정부 보조금에 기대 근근히 살아가는 자랑스럽지 않은 삶임에도 불구하고, Yehya의 부모님은 전쟁에서 자신들을 구해준 독일 정부에 아직도 감사함을 표하고 있다. (현재, 독일 영주권 획득)

하지만, 독일에서 태어나다시피 한 Yehya에게 독일 정부는 족쇄이자, 감옥과 다름 없었다. 학급 친구들이 다른 도시로 소풍을 갈 때, Yehya는 자유 여행이 금지되어 한 번도 수학 여행을 가지 못했고, 복서가 꿈이었으나, 함부르그에서 열린 전국 복싱 대회 역시 같은 이유로 출전하지 못했다

13세에 50개에 달하는 범죄를 저질러 상습 전과자로 등록되었고 Yehya 19살 되던 해에는 Yehya의 범죄로 인해 심지어 우크라이나로 추방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상습 범죄로 인해, 다른 가족들은 영주권을 받은 동안 Yehya는 계속해서 geduldete fluechtlinge(tolerated refugee) 신분으로 살아야만 했다

생후 25일부터 베를린에 산 Yehya는 부모님의 나라 팔레스타인은커녕 여행 금지로 인해 아랍 국가도 한 번 방문해보지 못했다. 원어민 수준으로 독일어를 하고, 평생 보고 겪은 것은 베를린 밖에 없는데도, 그는 법적으로 독일 사람이 아니었기에, 시민으로서의 자유가 없었다. 독일에서 고등학교 직업 훈련까지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노동 허가가 없어 일을 하지 못했고, 실업자이기에 제대로 된 집조차 구할 수도 없었다

전시 상황도 아닌, 평화로운, 사회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진 독일에서 한 평생을 보낸 Yehya는 전쟁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도 없고, 독일인이나 다름없는 자신이 왜 아직도 무국적 신분으로 불안정하게 살아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아랍 출신으로서 어렸을 때부터 이미 외톨이였던 Yehya는 좋은 편이든 나쁜 편이든, 어느 쪽에라도 속하고 싶었다. 무국적자로서 노동도 할 수 없었던 Yehya에게 범죄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지였을 수도 있다. Yehya는 말한다. „어느 쪽에든 어디에 속한다는 소속감을 갖고 싶었고, Neukoelln에서 벗어나 나도 깨끗하고, 선한 사람들처럼 살아가고 싶었다고, 내가 저지른 범죄에 핑계를 대는 것이 아니고, 내가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묻는다면, 영주권도 없이, 독일 사회가 마지 못해 존재를 인정한 신분(tolerated refugee)으로 범죄만이 나의 선택지였다고. Neuekolln에서 이사가고 싶어도, 실업자인 내게 월세 계약을 줄리는 만무했고, 공부를 하고, 정상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도, 공부 해봤자, 일을 할 수 없기에, 자꾸  범죄로 빠지게 되었다고

숫자와 정책, 법규로 보는 현실과 이로 규정된 한 개인의 삶을 조명하는 것은 너무나 다르다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신문에서 뭐라고 하든, 정치인이 뭐라고 떠들든, 한 개인의 삶만큼 그 무게가 있을까.. 책으로, 신문으로 읽고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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