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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3일 토요일

왜 우리는 "니하오" 인사말에 분노하는가



독일인 유학생 페이스북 커뮤니티가 니하오인종 차별 논란으로 뜨겁다. 몇몇은 이를 인종 차별로 규정, 분개하며, 몇몇은 이를 단순한 친근감의 표시로 본다. 전자는 후자에게 공감 능력 없다며, 백인을 내면화 바나나라고 비판하고, 후자는 전자에게 지나치게 예민하게 구는 국수주의자라고 비아냥거린다

유럽(남미는 하다.) 살아본 사람들 아시아 인들, 특히 아시아 여성들은 번쯤은 조롱 섞인 니하오혹은 곤니찌와인사말을 들어 봤을 거다. 남미에서는 어이 중국 여자!” 이렇게 불리기도 한다. 처음에는 나도 굉장히 기분 나쁘고, 분개하며, 유럽인들을 인종 차별자라고 깠다. 콜롬비아 여행에서는 나는 한국인이라며 매직으로 몸에 크게 놓고 다니기도 했다. 하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지금은 그냥 척도 안하고 무시하고 지나간다. 때는 그렇게 분개했을까? “나는 한국인인데, 도대체 중국인이라고 하는거야!”라는 마음과 단지 동양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막대하는게 싫은 마음 반반 이었다.

인종 차별의 정의

인종 차별은 굉장히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 개념으로 아직까지 개념 합의가 되지 않았다.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유엔 convention은 인종차별 (racism)을 any distinction, exclusion, restriction or preference based on race, color, descent, or national or ethnic origin that has the purpose or effect of nullifying or impairing the recognition, enjoyment or exercise, on an equal footing, of human rights and fundamental freedoms in the political, economic, social, cultural or any other field of public life으로 정의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정의를 굉장히 넓게 해석하는 편으로, 한국에서 백인의 모습을 미의 기준으로 삼는 positive racism, 흑인들에게 흑형이라 부르는 것, 외국인에게 hello라 인사하는 것 모두 인종 차별의 예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순수 혈통이라며, 한 민족 개념을 가르치고, 몇 년 전만해도 이국적 외모를 지닌 한국 남성에게 병역 면제를 강제한 한국 정부는 굉장히 racist하다. 광의의 인종차별 개념을 적용하면, 아시아인을 중국인으로 퉁쳐서 니하오라 말하는 인사말은 몽골인, 베트남인,한국인, 일본인, 북한인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밖에는 되지 않는다. 

협의의 인종차별은 실질적 혐오, 차별, 인종 혹은 민족적 우, 열등감인데, 니하오 인사말이 꼭 여기에 해당될 수는 없다. 오히려, 나는 해당 안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니하오, 곤니찌와로 시작되는 성희롱 혹은 성추행

몇몇 사람들은 니하오, 곤니찌와인사말이 아시아 문화에 대한 호감 혹은 친근감의 표시라며, 이것이 인종 차별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 남성이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이 겪는 고초를 쉽게 상상할 없는 것처럼 기득권 층들은 비기득권층의 차별과 고통에 쉽게 공감할 없다. (한국인은 같은 이방인이지만, 남자라는 기득권은 유럽에서도 통한다고나 할까?) 나도 아시아 남성으로 밖을 쏘다녀 적은 없으나, 아시아 남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주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거라고 확신한다. 이에 아마도 두서없이 갑자기 니하오인사를 건네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 거고, 남자라서 만만치 않아 조롱조로 인사말을 건네는 경우는 더욱더 없었을 거다

아시아 여성의 경우는 어떨까? 나는 키가 아담하고, 생머리에, 타이트한 옷을 즐겨 입는다. 유럽(남미)인이 상상하는 동양 여자 이미지에 들어맞는다고 해야 할까? 이에 니하오 인사말 혹은 중국인 여자외침을 번도 들은 같다. 미니스커트라도 입거나 아시아 여자들끼리 그룹 지어 다니면 반응은 격해진다. 휘파람을 불어대며 니하오, 곤니찌와라고 불러대는 공사판 인부부터 앞에서 대놓고 자위를 하거나, 자기의 거시기는 엄청 크다며 성기를 보여주는 남자 온갖 성희롱과 인종 차별을 겪었다. 유럽 여자나 아시아 여자나 똑같이 성희롱을 겪는다며, 이는 인종 차별이 아니라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바지 춤에서 거시기를 꺼내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니하오! 중국 여자라고 나를 불러 댔다. 이는 성희롱에 가해진 인종적 맥락을 보여준다. 아마 남자들은 주변에 여사친보다 야동에서 접한 아시아 포르노 배우가 많을 거라고 확신한다. 야동으로 아시아 여자들을 배웠으니 신기하고, 섹시할 밖에.. 아시아 여성의 수동적이고, 연약한 이미지로 인해 아시아 여성들은 더욱더 이러한 인종 차별적 성희롱에 쉬운 타겟이 된다. 이로 인해 아시아 여성들은 무례한 니하오인사말을 들으면 끔찍이도 무서웠던 성희롱 경험을 회자하고는 분노하고, 치를 떤다. 인종과 성의 위계 질서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에, 아시아 여성에게 이는 인종 차별이자 동시에 성희롱이며, 이를 구분할 수도, 구분할 필요도 없다.  

무지와 무지로 인한 무례는 구분해야

그렇다면 아시아 문화를 모르기에, 아시아 인을 보고 뭉뚱 그려 니하오라고 하는 , 무지일 차별 행위는 아닌 것인가?  한국에서도 프랑스인, 독일인, 네덜란드인 구분 못하는 것처럼 유럽인도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구분이 어렵다. 하지만, 모르고 행동이기에 인종 차별이 성립되지 않으며, 우리는 무조건 면죄부를 주어야 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무지와 무지를 무례하게 드러내는 오만함은 명백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아 인이 이방인 혹은 절대적 소수인 상황에서 면식 없는 행인이 다짜고짜 니하오라고 하는 인종을 기반으로 명백한 타자화행위이다. “니하오 너는 중국인, 혹은 아시아 인이며 여기 속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과연 아시아 인이 근육질에 문신 가득한 조폭이어도 니하오 말을 건넬까? 이러한 인사말도 당연히 만만한지 아닌지 상대를 가면서 것이다. 이에, 중국인에게 건넨 중국어 인사라고 하더라도 인종 차별이며, 기분이 나쁜 당연하다. 독일에서 태어난 아시아 이민자거나 아시아계 혼혈일 경우 이러한 인사말은 더욱더 심각한 괴롭힘이다.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란 독일인인데 타자화되어야 하는가? 이에 광의의 개념의 인종차별이라 생각한다.

니하오의 문제는 결국 중국어 인사말이 아닌 아시아 인을 향한 무례한 타자화이다. 중국 음식점에서 중국 점원이 나를 중국인으로 생각하고 건네는 니하오나 어린 아이가 아시아 인이 신기해서 외치는 니하오는 고로 기분이 나쁘게 들리지 않는다. 중국이나, 일본 동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있어 정중하게 건네는 니하오, 곤니찌와는 더더욱 기분 나쁘지 않다. 한국이 알려지지 않아 섭섭한 어쩔 없지만 말이다.

우리 안의 인종 차별, 한국은 어떤가?

일면식 없는 이에게 다짜고짜 건네는 “니하오인사말이 인종 차별임은 분명하고, 우리는 이에 당연히 기분 나쁠 권리? 있다. 하지만, 분개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처지는 어떠한 번만 생각해보자. 독일인인 남편은 한국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자꾸 Hello라고 외쳐 대며, “미국인이라고 단정해버리는게 짜증이 났다고 한다. 여자인 친구들에게는Hello 인사말과 성희롱 콤보가 다반사였다. 금발에 파란 눈인 노르웨이 친구는 유독 자기한테만 취한 중년 아저씨들이 자꾸 추근덕거려 의아해했는데, 알고 보니 그녀를 러시아 접대부로 오해해서 그랬던거 란다. (물론, 접대부라고 해서 추근덕거림이 당연한 절대 절대 아니다.) 한국의 상황도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다.
물론, 우리 나라에서 인종 차별이 팽배하다고, 유럽에서 우리에게 가해지는 인종 차별을 참으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교환 학생이나 유학을 정도면 나름 대한민국 소수 특권층이고, 이들은 한국 사는 외국인에게 인종 차별을 하지 않을 거라고도 믿는다. 인종 차별은 없어져야 악습이다. 하지만, 외국인이 낯설고, 모르는 신기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하루 아침에 변화를 강요할 수는 없다. 이들에게는 니하오인사말이 인종차별인지를 깨닫는 조차 힘들 수도 있다.

어쨌든 기분 나쁜 중국인 취급, 동아시아인 정체성 부재

어쨌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중국인 취급은 기분 나쁘다. 한국을 모르는 그렇다 치는데 중국인으로 보는 걸까? 여기에는 지리적, 문화적 거리로 인한 무지도 하겠지만, 동아시아 인의 정체성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유럽인 들은 (정말 무지한 사람들 빼고는) 적어도 ,, 동아시아 사람들과 인도, 필리핀 인도,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구분할 안다. (아마도 카레와 스시, sweet sour sauce 구분하지 않을까 싶다.) 얼굴을 보면 동아시아 사람인 알겠는데, 동아시아= 중국이라는 등식에 그냥 니하오가 튀어나온다. 다른 소수 지역권 사람들을 보면 라티노”, “아랍인”, “유럽인 중립적인 혹은 중립적일 있는 정체성 단어가 있을 뿐더러, 그들은 자신들의 지역 정체성에 자부심을 가지기도 한다. 동아시아의 근대사와 거센 민족주의로 인해 우리가 일본인, 중국인들과 동지 의식을 느끼는 아마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가끔 동아시아 인을 가리키는 단어라도 있다면, 사람들이 거리에서 중국인 기분 나쁘지 않을까?

니하오, 인종 차별,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유럽이나 한국이나 해외 여행은 아직도 특권인 상황에서, 하루 아침에 인종 차별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무리다. 그렇다고 다물고, 기다리자는 더더욱 아니다. 우리는 분노하는 대신에 사람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럽 아시아 공동체를 만들고, 아시아인 인종 차별 문제를 부각시키거나, 외국 여성 권리 증진 운동에 참여한다든가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있다. 참고로, 니하오 인사말을 하는  독일 사람들에게 나치라고 되받아 치는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조롱조 인사말을 하는 것과 유대인 몇백만명을 죽인 나치와는 분명히 엄청난 차이가 있다. 무시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정말 복수하고 싶다면,  “니하오라고 하는 독일 사람에게 봉주르라거나 메르하바터키식 인사말을 건네는 정도면 알맞고 귀여운 복수가 아닐까 싶다. 피부색, 인종, 민족, 성에 관계 없이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대접을 받는 날까지 파이팅이다.

댓글 5개:

  1. 무지와 무지로 인한 무례는 구분해야한다.
    정독 잘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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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궁금했던 내용이었어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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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도 손주들을 옆에 끼고건 니하오~ 하던 독일 할아버지에게 '할로!' 라고 인사하고 떠났었는데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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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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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는 독어는 못해서..."Another guess?"라고 되묻곤 했었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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